NOWART WEB MAIL August 8, 2011
김단(金旦) Kim, Dahn (2011. 08.17wed -08.22mon, 인사아트센터 4F 제2특별관)

김단 / 소박한 위로 / 116.7cm×91.0cm / mixed media on canvas / 2011
멜랑콜리와 여인
김단의 그림들은 여인에 대한 매우 적극적이고 다양한 표정에서 그 특징과 관심을 보인다. 그 관심의 대상은 주로 누드이거나 고개를 숙인 모습이거나, 걸어가는 뒷모습이거나, 때로는 서있는 누드의 형상으로 표현된다. 그녀가 만약 단순한 형태만으로 여자의 아름다운 육체를 묘사한다면 그녀는 매우 탐미적인 화가임에 틀림없지만, 아름다운 육체의 묘사를 단호하게 색채로 거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외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어쩌면 자신이 그리는 육체에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겠다는 작가의 개별적인 시각의 해석이자 감정의 이입이다. 많은 화가들은 그들의 ‘여인’ 혹은 ‘누드’의 표현에 대한 욕망에서 그들만의 독창적인 감각으로 드러내길 좋아한다.
르느아르가 ‘내게 그림이란 것은 소중하고 즐겁고 예쁜 것, 그렇지, 예뻐야 해!’ 라고 외치면서 그의 누드작업을 평생 해온 것에는 그만의 그림에 관한 ‘불규칙성’ 때문인 것처럼 말이다. 지구는 둥글지 않다. 오렌지는 둥글지 않다. 그것은 어떤 부분도 형태나 무게가 다른 부분들과 똑같지 않다. 오렌지를 사등분해 각각의 안에 든 씨의 수를 세어 보면 어는 것도 똑같은 것이 없다. 각각의 씨들 역시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바로 김단의 누드는 이렇게 말해 주는 것 같다. ‘왜 누드를 꼭 아름답고 예쁘게 그려야 하나 나만의 신체와 나만의 누드를 보여주고 싶다’ 이렇게 말이다. 르느아르가 감탄했던 “아, 저 젖가슴! 얼마나 부드럽고 중량감 있는가! 금빛 색채를 띠며 밑으로 처진 저 아름다운 기복……저건 자네 무릎을 꿇게 만들고도 남아. 만일 젖가슴이 없다면 내가 과연 인물들을 그렸을까 의심스러워.” 이런 그림에 대한 선입관과 감성을 김단은 여인에 대한 불규칙성이란 개념으로 소위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채를 회피하고 거부한다.
그녀의 작품들은 일단 여인이란 모티브가 결정되면 그 주제의 분위기를 흰색과 검은색으로 집약한다. 그것은 마치 목탄으로 그린 누드 습작처럼 보이거나, 최종적인 작품을 향한 일종의 에스키스처럼 보이지만 결정체이다. 여인의 형태가 마음속에 잡히면 그녀는 검은 색과 흰색으로 화면을 분할하고 그 가운데 여인의 누드 형상이 정말 다소곳하게 자리한다. 부드럽고 우아한 여인의 표현이 그녀에게 잘 맞지 않는 것일까 ? 아니다. 데생 습작처럼 뛰어난 표현도 보이지만 그녀의 그림의 목적은 보다 큰 감정 선을 확실하게 담아내려는 자신의 감정 표현이 우선한다. 부드럽고 좀 더 다채로운 화풍의 드가나 르느아르 보다 멜랑콜리한 여인상을 그녀는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그림은 모델의 냄새를 강하게 풍기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이 강하게 반영되고 이입된 충실한 표현을 의도하고 있다. 분명 그녀도 아름답고 풍만한 그림이 좋고, 여체에서 보이는 젖가슴이나 등을 손으로 만져 보고 싶게 만드는 그림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림 속 여인들은 그런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그림이나 누드의 감정을 느끼거나 형태를 연상시킬 만한 자세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보다는 흰 배경에 억제된 감정의 검은색채로 담백하게 그리고 잔잔한 붓 터치로 절제된 의도의 색조를 고집스럽게 펼쳐낸다. 무채색과 흰색의 색조가 캔버스 표면을 뒤덮는 우울한 멜랑콜리의 화음이다. 물론 그녀의 그림들이 완전하게 우울한 멜랑콜리의 세계만을 드러내진 않는다. 예를 들면 여인 앞에 가끔 등장하는 희망적인 꽃과 나비, 지극히 여성적인 자세로 돌아서있는 자태 등의 표현들이 그러하다. 우리는 여린 젖가슴의 윤곽 속에 따라가듯 곡선을 이루는 부드러운 여인의 우울 속에서 가느다란 희망을 본다. 우리가 보는 그녀의 육체, 특히 누드에 대한 해석도 그 여인의 육체를 감싸 안고 있는 침울한 색채 ․ 표정과 함께 서 있는 군상의 누드에서 여자의 일치된 감정들을 드러내 보인다. 그러나 분명하고 자연스럽게 흑과 백으로 완성 된 따뜻한 그녀의 누드들은 매우 유연하고 리드미컬한 형태의 누드로 우울을 드러내고 있음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것은 그 육체의 부분 부분을 형성하고 있는 일관된 화풍의 형태에서 우리는 아름다운 육체가 구속 된 또는 묶여진 하나의 해방된 육체임을 느끼게 된다.
마찬가지로 모든 인간의 육체는 어떠한 형태로든 구속되어 있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에 관계하면서 말이다. 예술가는 그 구속에서 해방 시켜주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물론 그녀의 그림 속에 집요하리만치 무채색에 가까운 신체 표현의 집착이 다소 전형적인 예술가의 편집증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그러한 분위기의 강조 때문에 그림을 보는 우리도 약간 우울하다. 그러기에 그녀의 그림들은 좀 더 넓은 시선에서 여린 색채와 감정들을 표출해 낼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시선은 육체에 대한 예술가적 관점에서 바라다 본 흔들리지 않는 화가의 시선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우리는 그녀가 바라다보는 시선 속에서 아름다운 여인의, 고뇌하는 여인의 미적 균형이 함께 어우러진 새로운 유형을 만나길 기대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흐르는듯한 육체의 선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희고 검은 색채의 변주, 그 속에서 김단만이 창조 할 수 있는 그 다채로운 표현으로 한 예술가의 진정성의 언어와 진실을 다시 발견하는 기쁨을 줄 것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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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나우아트 http://www.nowart.kr/mwb/bbs/board.php?bo_table=B01_dugrok&wr_id=872